당뇨를 알아야 당뇨병을 고친다

소변에 당이 나오면 당뇨병?

당뇨병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혈액 속의 당 함량과 소변 속의 당 함량과의 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몸의 혈액 속에는 포도당이 들어있습니다. 혈액 속에 당이 얼마나 들어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혈당(血糖)입니다. 혈액 속의 당이 정상적인 수준 이상일 경우 소변을 통해 배출됩니다. 이때 소변 속에 들어 있는 당의 함량이 바로 요당(尿糖)입니다. 이런 이치에서 소변 속의 당 함량이 높으면 혈당량이 높다고 추측할 수있습니다.그러나 소변 속의 당 함량 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상인의 경우라도 일시적으로 혈액 속의 당이 많을 때 소변으로 배출되곤 하며, 당뇨병 환자라도 혈당이 일정수치(180mg/dl) 이상이어야만 소변에서 당이 검출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확한 당뇨병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속의 당 함량을 측정해봐야 합니다. 혈당을 측정할 수 없었던 시절에 소변에서 당이 많이 검출되는 것을 보고 당뇨병이라고 불렀습니다만, 정확히 말하면 당뇨병은 혈액 속의 당 함량이 정상 이상인 병을 말합니다. 그래서 당뇨병을 당혈병(糖血病)이라 고쳐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사들도 있습니다.

당뇨병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 에너지의 원천은 음식물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입니다. 우리 몸에 흡수된 탄수화물은 평상시엔 혈액 속에 포도당으로 저장되어 있다가 필요한 근육조직에 가서 에너지를 발생시키거나, 지방조직에서 지방의 형태로 저장됩니다.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입니다.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은 포도당을 근육조직 혹은 지방조직으로 옮기거나, 포도당으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우리 몸의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정상인들은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인슐린을 그 촉매제로 이용하여 필요한 에너지를 얻습니다. 당뇨는 이 과정 어디인가에 고장이 생긴 것을 말합니다. 즉,

1) 췌장의 베타세포가 기능을 상실하여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인슐린 부족)
2)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어도 근육조직의 인슐린 수용체(receptor : 근육조직의 표면에서 혈액 속의 인슐린을 낚아채 근육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가 기능을 상실, 인슐린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인슐린 내성) 생기는 질병을 말합니다. 그 결과 포도당은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계속 누적되어 혈당이 높아지는 현상을 낳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당뇨는 이러한 고혈당 상태의 지속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증상 및 합병증을 말합니다.

당뇨병의 진단은 어떻게 하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혈당치, 즉 혈액 속의 당 함량을 확인해야 당뇨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의사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3가지 방법을 이용합니다.

첫째, 아침에 공복상태에서 혈당 수치가 140mg/dl 이상인 경우(Fasting Plasma Glucose Test)
둘째, 식후 2시간 후의 혈당수치가 200mg/dl 이상인 경우(Random Plasma Glucose Test)
셋째, 포도당 75g 섭취 후 2시간이 지났을 때 혈당수치가 200mg/dl 이상인 경우(소위 75-gram Oral Glucose Tolerance Test)
참고로 정상인의 혈당은 70-120mg/dl입니다.

당뇨병의 종류는?

당뇨에는 크게 소아형(Type I)?당뇨병과 성인형(TypeII) 당뇨병이 있습니다. 소아형 당뇨병은 선천적인 이유 혹은 바이러스로 인해 췌장의 베타세포가 훼손되어 인슐린이 제대로 생성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소아형 당뇨에 대해서는 인슐린을 주사함으로써 치료해 왔습니다. 그래서 영어로 `IDDM’, 즉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당뇨병은 15세 이전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소아형 당뇨병’ `유아형 당뇨병’ 또는 `약년형 당뇨병’이라고도 부릅니다.

한편 성인형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이를 제대로 분비하지 못할 경우, 혹은 근육조직의 수용체가 기능이 약해져 혈액 속의 인슐린을 제대로 낚아채지 못하는 경우를 통털어 말합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당뇨병을 `NIDDM’, 즉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주로 한국사람들 중에서 나타나는데, 인슐린 분비제를 투입하거나 인슐린을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왔습니다. 후자는 주로 서양사람들 중에서 나타나는데, 최근까지 완벽한 치료방법이 없었습니다. 이 유형의 당뇨병은 대개 40세 이상에서 발병하기 때문에 `성인형 당뇨병’이라고 부릅니다. 세계적으로 성인형 당뇨환자는 전체 당뇨환자의 80~90%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의 경우에도 성인형 당뇨환자가 전체의 90%를 넘습니다.

당뇨병은 왜 생기나?

유아형 당뇨병은 선천적인 원인 혹은 바이러스로 인해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었거나 그 기능이 저하되어 생깁니다. 이에 반해 성인형 당뇨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원인은 비만입니다. 비만인 경우 근육 속의 인슐린 수용체의 수가 줄어들어 필요한 만큼의 인슐린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한편 혈액 속에 남아도는 인슐린은 다시 식욕을 자극해 더욱 비만을 초래합니다. 비만과 당뇨의 악순환인 셈입니다.

둘째는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러 가지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분비됨으로써 인슐린의 분비와 작용을 방해하게 됩니다.

셋째 원인은 약물남용입니다. 어떤 약품들은 혈당을 높이거나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이밖에 위 절제수술, 임신 등도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음식을 알맞게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약물남용을 자제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당뇨병의 증상은?

당뇨병 증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심각해집니다. 처음에는 소변을 자주 보거나 물을 자주 찾는 정도지만, 점차 혈관에 이상증세가 나타나고 신경통, 고혈압, 신부전증 등의 각종 합병증으로 발전됩니다.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고, 물을 많이 마시며, 과식하는 것입니다. 당뇨병에 걸리면 혈당수치가 높아지는데, 혈당을 빨리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그 결과 수분 부족상태가 초래되어 물을 많이 마시게 됩니다. 특히 한밤중에 화장실에 갈 때 꼭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당뇨검진을 받아 봐야 합니다.

또한 혈당치가 높다는 것은 근육에서 필요한 당분이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못하다는 뜻인데, 대뇌는 이 신호를 공복감으로 해석하여 계속 음식물을 먹게 합니다. 고혈당이 과식을 낳고 과식은 다시 고혈당 증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음식을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빠지는 사람,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분들도 역시 당뇨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뇨현상이 지속되면 혈액 속에 혈당이 누적되어 혈관에 이상증세가 나타납니다. 당뇨병 환자들 중에 혈관 관련 합병증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근육 속에 퍼져 있는 모세혈관이 먼저 고장납니다. 이때 피부의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피부 가려움증을, 시신경의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약화와 실명을, 성기 부근의 모세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성기능장애 등을 각각 초래합니다.?상태가 심해지면 손발의 끝부분부터 썩어 들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피부 가려움증, 습진, 무좀, 음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분들은 한 번쯤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또한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당뇨병 환자는 자주 신경통을 느끼게 되는데, 장단지 경련과 좌골신경통이 많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신경통이 심하신 분들도 당뇨병인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흔히 당뇨병을 ‘성인병의 백화점’이라고 부르는데, 당뇨의 증상이 그 만큼 복잡하고 합병증이 많다는 것을 잘 대변해 주는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당뇨는 합병증이 더 무섭다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당뇨병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긴 병을 말합니다. 따라서 당뇨병에 걸릴 경우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의학계에서 당뇨병을 `만병의 근원’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 중에는 뇌졸증, 망막증, 심근경색, 동맥경화, 신우신염, 신부전증, 괴저병 등의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혈액 속의 고혈당 현상으로 인한 혈관장애 합병증이 많은 게 특징입니다. 장기 당뇨환자들은 심한 경우 실명, 수족 절단,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당뇨병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가?

소아형 당뇨병인가, 성인형 당뇨병인가에 따라 그 진행속도는 약간 다릅니다. 소아형 당뇨병의 경우 어느 날 갑자기 갈증을 자주 느끼거나, 소변이 많아지거나, 체중이 줄거나 합니다. 이 유형의 당뇨병은 발병 초기부터 증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대책을 세우기가 오히려 쉽습니다.

반면 성인형 당뇨병은 초기에 이상을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속으로 서서히 병세가 악화되어 약 40세를 전후해서 비로소 병리현상이 나타나며, 그 후부터는 급격히 진행되어 심각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성인병 당뇨병으로 진단되었을 경우, 이미 7년 전부터 당뇨의 진행이 시작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체질과 관리상태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0년에 100mg/이 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이처럼 발병 초기에 그 증세를 느끼기가 힘들기 때문에 성인형 당뇨병은 미리 대책을 세우기도 어렵습니다.

당뇨병도 유전한다는데?

당뇨병 자체는 유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당뇨병 환자인 사람은 보통사람에 비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부모가 모두 당뇨병일 경우, 자식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은 57.6%, 부모 중 한 사람이 당뇨병일 경우는 27.3%입니다. 이를 두고 의학적으로는, 당뇨병 자체는 유전하지 않지만 당뇨병 소질은 유전한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부모가 당뇨병 환자인 경우는 다른 사람에 비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당뇨병에 걸리나?

당뇨의 발병률은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증가합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웠던 70년대까지 한국에서 40세 이상의 성인 가운데 당뇨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1% 수준이었습니다만, 80년대 이후로는 5.1%로 증가했습니다. 이 통계에 따른다면, 현재 한국에는 약 200 여만 명의 당뇨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일부에서는 400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경우 당뇨병 발병률은 더욱 심각합니다. 1993년도의 성인형 당뇨환자 수는 750만 명이었으나 1996년에는 전체인구의 6%인 1,600만 명으로 증가했고, 1997년에는 다시 1,70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생활습관과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들의 비율도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속도 자체도 최근들어 가속도가 붙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지난 3년 동안 당뇨병 환자의 수가 39%가 증가했습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이미 전세계에서 약 1억3천5백만명이 당뇨로 인해 고통받고 있고, 매년 280만명이 당뇨병으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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